쿠로츳키)달콤한 아이스크림 케이크

달콤한 아이스크림 케이크

조금 불친절한 쌀쌀함과 겨울이 온다고 미리 뜸 들여주는 가을, 9월 27일은 츠키시마 케이의 생일이다. 츠키시마의 오랜 연인인 쿠로오 테츠로는 9월 달 날씨가 쌀쌀한 것이 츠키시마를 똑같이 닮은 것 같다며 사귀기 시작한 이래로 단 한 번도 잊어버린 적이 없다. 햇수로 5년, 번 수로는 5번.

사실 매년 9월 26에 쿠로오와 츠키시마는 항상 만나는데, 만나서 특별한 것은 하지 않는다. 그저 케이크를 고르고 츠키시마의 집으로 같이 돌아가는 것. 그리고 12시 정각에 케이크를 같이 먹는 것. 이것의 5년 동안의 9월 26일.

웃기게도 케이크는 항상 변함이 없었다. 츠키시마가 좋아하는 케이크는 딸기 쇼트케이크로 항상 정해져 있으니까. 처음 츠키시마가 쿠로오에게 ‘딸기 쇼트 케이크’를 좋아한다고 말했을 때, 쿠로오는 엄청 의외라고 생각했다. 아니 그 점도 귀엽다고 생각했겠지.

하지만 2016년의 9월 26일은 달랐다. 둘은 만나지 않았고 케이크를 같이 고르지도 않았다. 헤어졌나? 그런 것은 아니다. 그럼 권태기인가? 아마 쿠로오가 그럴 것이다. 전적으로 츠키시마 케이의 생각이지만.

9월 23일. 츠키시마와 쿠로오가 싸웠다. 원인은 쿠로오 옆의 수 많은 여자들 때문에.

5년이나 사귀었으면 그 정도는 이해 해 줄 수 있는 거 아니냐- 라고 생각 할 수 있지만 5년이라는 그 시간 때문에 더 조급해지고 생각이 깊어지는 것이다. 5년이 짧은 기간도 아니고, 이미 볼 거 못 볼 거 다 본 사이에서 쿠로오가 자신에게 질려 버렸으면 어떡하나 라는 생각은 그 긴 시간도 무색하게도 둘의 사이를 멀어지게 하는데 충분했다.

계속되는 쿠로오의 전화를 츠키시마는 받지 않았고, 계속 받지 않으니 전화기가 자길 좀 봐 달라고 애원하는 간격도 줄어들었다. 결국에는 하루에 한 번도 오지 않게 되었다.

9월 26일. 츠키시마는 혼자서라도 케이크를 사러 나가 볼까라는 생각을 했지만 냉장고에 야마구치가 미리 준 딸기 쇼트 케이크가 있던 것이 생각나 나가지 않았다. 5년 만에 자신의 생일의 전날이 비워진 것은 처음이라 무엇을 해야 할 지 난감해진 츠키시마는 텔레비전을 틀었다. 텔레비전이 켜지자마자 오늘의 별자리 운세가 나왔다. 원래 이런 것은 관심도 없었던 츠키시마 였으나, 오늘은 한가하니 봐볼까-하는 마음이었다.

“오늘의 천칭 자리의 운세! 오늘은 최고의 하루! 행운의 물건은 달콤한 아이스크림 케이크!”

최고의 하루라니, 또 오늘은 케이크도 못 먹을 것 같은데 무슨 아이스크림 케이크라니..애초에 물건도 아니지 않은가. 어이가 없어서 실소가 터져나왔다. 흥미를 잃은 츠키시마는 텔레비전을 끄고 침대로 털썩 누웠다.

그냥 이렇게 하루가 지나가서 28일에 일어났으면 하는 마음으로 눈을 감았다.

두시간 정도 지났을까, “쾅!쾅!”하는 소리에 부스스 일어난 츠키시마는 안경도 채 챙기지 못하고 현관으로 나갔다. 뭐.. 야마구치겠지 하는 생각으로 현관을 열어보니 현관에 있는 자는 자신의 오랜 연인이자, 9월 26일을 5년 동안 같이 보낸 쿠로오 테츠로였다. 무의식 적으로 손목에 있는 시계로 시간을 보니 시간은 11시 50분. 꼬박 반나절을 잔 것이다. 그리고 생일이 되기 딱 10분 전.

시계에서 천천히 쿠로오 쪽으로 시선을 옮기면, 언제나처럼 그는 환하게 츠키시마를 쳐다보고 있었고, 많이 늦어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의 손에 들려있는 케이크에 눈길을 주니 그는 “미안해, 오늘 딸기 쇼트 케이크가 다 나가서 못 샀어. 그래도 이거 사와 봤는데 어떤 것 같아, 케이?” 라며 멋쩍게 웃어 보였다. 그의 손에는 달콤한 아이스크림 케이크가 들려있었고 언제나처럼 다른 손에는 선물 꾸러미가 담겨있었다.

“좋아요, 달콤한 아이스크림 케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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