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에 대해 알아보자.

아이스크림을 구성하는 세 가지 기본 요소는 순수한 물로 만든 얼음 결정, 미리 조제한 혼합물에서 결정이 형성되고 남은 농축 크림, 혼합물을 휘저으면서 얼리는 동안 형성된 미세한 기포다.

얼음 결정은 혼합물이 얼 때 물 분자로부터 만들어지며, 아이스크림에 단단함을 부여한다. 말하자면 아이스크림의 등뼈인 셈이다. 얼음 결정의 크기에 따라 아이스크림은 섬세하고 고른 질감을 가질 수도 있고, 거칠고 알갱이가 씹힐 수도 있다. 그러나 전체 부피에서 얼음 결정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

농축 크림은 혼합물에서 얼음 결정이 형성되고 남은 것이다. 용해된 설탕 덕분에 혼합물 속 수분의 약 1/5이 -19도에서도 얼지 않고 남는다. 그 결과 액체 상태의 수분, 유지방, 유단백질, 설탕의 비중이 거의 똑같은 찐득찐득한 액체가 만들어진다. 이 액체가 수백만 개에 달하는 얼음 결정 하나하나를 코팅해 적절한 강도로 함께 붙어있게 만든다.

기포(공기)는 혼합물을 휘저으면서 얼리는 동안 아이스크림 안에 가둬진다. 기포는 얼음 결정과 크림의 결합을 방해하고 약화하는데, 우리가 쉽고 가볍게 아이스크림을 스푼으로 떠먹을 수 있는 것은 그 덕분이다. 기포는 또 완성된 아이스크림의 부피를 최초의 혼합물 부피보다 훨씬 더 크게 만들어 준다. 이러한 부피 증가분을 ‘오버런’이라고 하는데, 폭신폭신한 아이스크림의 경우에는 오버런이 거의 100퍼센트에 이르기도 한다. 다시 말해 완성된 아이스크림 부피의 반은 혼합물이고 반은 공기라는 말이다. 당연하지만, 오버런이 작을수록 아이스크림의 밀도가 높다.

좋은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열쇠는 얼렸을 때 얼음 결정, 농축 크림, 공기가 균형을 이루도록 혼합물을 배합하는 것이다. 균형 잡힌 잘 만들어진 아이스크림은 크림 같고, 질감이 고르고, 탄탄하면서, 거의 씹히는 것 같은 농도를 가지고 있다. 혼합물의 수분 비중이 작을수록 결정의 크기가 작고 질감이 고른 아이스크림을 만들기가 쉽다. 그러나 자칫 설탕이나 우유 고형분이 너무 많으면 너무 무겁고, 질척거리고, 마치 시럽 같은 결과물이 나오기에 십상이며, 지방이 너무 많으면 휘젓기 과정에서 버터가 되어 버릴 수 있다. 대개 훌륭한 레시피는 혼합물의 배합 비율을 수분 60퍼센트, 설탕 15퍼센트, 유지방 10~20퍼센트(10퍼센트는 미국 산업 아이스크림 제품의 최소치다) 정도로 정하고 있다.

맛 내기를 논외로 하면, 아이스크림은 두 가지 중요한 유형과 몇 가지 사소한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표준 아이스크림, 즉 필라델피아식 아이스크림은 크림을 비롯해 우유와 설탕, 그리고 몇 가지 사소한 재료로 만들어진다. 크림 자체의 농후함과 보들보들한 맛이 가장 큰 강점이며, 바닐라·과일·견과류 등으로 맛을 더한다.

프렌치 아이스크림, 즉 커스터드 아이스크림은 1리터당 12개 정도의 달걀노른자를 첨가한다. 달걀노른자 안에 들어 있는 단백질과 유화제가 얼음 결정의 크기를 줄여 주고, 상대적으로 유지방이 적고 수분이 많은데도 고른 질감을 유지해 준다. 전통적인 프렌치 아이스크림 가운데는 크림 대신 우유로 만든 크렘 앙글레즈를 쓰는 것도 있다. 달걀노른자가 포함된 혼합물은 단백질과 유화제를 고루 분산시키고 날 노른자에 들어 있을지도 모르는 박테리아를 살균하기 위해 반드시 익혀야 하는데, 그 때문에 이처럼 커스터드 같은 걸쭉한 혼합물로 만든 아이스크림에서는 독특하게도 익힌 달걀 맛이 난다.

이탈리아의 젤라토 역시 커스터드 아이스크림의 독특한 유형인데, 전형적인 이탈리아식 젤라토에는 달걀노른자뿐 아니라 유지방이 많이 들어가며, 오버런이 적은 매우 농후하고 밀도가 높은 크림으로 얼려진다(‘젤라토’라는 이름 자체가 ‘얼린’이라는 뜻으로, 이탈리아에서는 다양한 얼린 요리를 젤라토라고 부른다).

저감지방, 저지방, 무지방 아이스크림은 지방 비중이 미국 산업 생산 아이스크림의 최소치인 10퍼센트 이하이며, 앞에서부터 순서대로 그 비중이 줄어든다. 이것들은 옥수수 시럽, 가루우유, 식물성 수지 등 다양한 첨가물을 넣어 얼음 결정의 크기를 작게 유지한다. ‘소프트 서브’ 아이스크림은 저감지방 아이스크림의 일종으로, 상대적으로 높은 온도(-5도)에서 제공하는 것이 말랑말랑함을 유지하는 비결이다.

쿨피는 인도식 아이스크림으로 그 연원은 15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쿨피는 불로 졸여 부피가 크게 줄어든 우유로 젓지 않고 만드는데, 이 때문에 유단백질과 설탕의 밀도가 높아서 질감이 부드럽다. 익힌 우유 맛, 버터스카치 맛이 강하다.

일반적으로 프리미엄 등급의 아이스크림은 싼 제품들보다 크림과 달걀노른자를 많이 사용하며, 공기를 적게 함유한다. 따라서 포장된 상태에서 들어 보면 손쉽게 어느 정도 품질을 판별할 수 있다. 1쿼트(590밀리미터)의 싸구려 아이스크림보다 1파인트(473밀리미터)의 비싼 아이스크림에 크림과 당이 더 많이 함유되어 있을 수도 있다. 싸구려 제품은 절반은 텅 빈 곳이라고 보면 된다.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데는 크게 세 가지 기본 단계가 있다. 혼합물 만들기, 얼리기, 굳히기가 그것이다.

첫 번째 단계는 재료를 선택하고 배합하는 것이다. 기본 재료는 생크림, 우유, 설탕이다. 주방용 아이스크림 메이커에서 최대 17퍼센트의 유지방(전유와 진한 크림을 같은 양으로 배합한다)과 15퍼센트의 설탕(1리터당 180그램)으로 배합한 혼합물을 재빨리 얼리면 고른 질감을 얻을 수 있다. 질감이 고르면서도 저지방인 아이스크림을 만들고 싶다면 달걀노른자를 섞어 커스터드 스타일의 혼합물을 만들면 된다. 또 크림 일부를 수분을 증발시켜 농축한 우유나 가루우유로 대체하거나, 설탕 일부를 진한 옥수수 시럽으로 대체해도 된다.

식품회사에서는 혼합물 재료를 전부 또는 대부분 배합한 다음 파스퇴르 처리한다. 이 단계는 재료를 용해하고 수분을 제거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적당히 높은 온도(76도)에서 처리하면 유장 단백질의 성질을 변화시켜 아이스크림의 향과 질감을 개선할 수 있는데, 이것은 유장 단백질의 변성이 얼음 결정의 크기를 최소화하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달걀노른자의 혼합물은 언제나 찐득찐득해지기 직전까지 가열해야 한다. 가정에서 만드는 단순한 크림-설탕 혼합물은 가열하지 않고 얼려도 되며, 그만의 신선한 맛을 갖게 된다.

배합한 혼합물은 다음 단계인 얼리기에 걸리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미리 냉각시켜 두어야 한다. 그런 다음 냉각수로 외벽을 매우 차게 만든 용기에 담아 최대한 짧은 시간에 얼려야 한다. 혼합물을 휘젓는 것은 혼합물을 찬 외벽에 고루 접촉하고, 약간의 공기를 끌어들이고, 무엇보다도 고른 질감을 얻기 위해서이다. 혼합물을 젓지 않고 천천히 냉각시키는 이른바 ‘조용한 냉각’은 상대적으로 적은 숫자의 큰 얼음 결정들을 만들며, 이것들이 덩어리를 지어 거칠고 얼음 같은 질감을 갖게 만든다. 휘젓기를 통한 급냉각은 짧은 시간에 많은 수의 얼음 결정 ‘씨앗’을 만들어 내며, 이것들이 물 분자들을 나누어 갖기 때문에 큰 얼음 결정으로 성장할 수가 없다. 휘젓기는 또 결정이 혓바닥에 느껴질 정도로 큰 덩어리로 엉기는 것도 방지해 준다. 얼음 결정의 수가 많고 크기가 작을수록 완성된 아이스크림이 부드러운 비로드 같은 농도를 갖는다.

아이스크림 만들기의 마지막 단계다. 혼합물이 빽빽해져서 더 저을 수가 없다면 수분의 절반 정도가 얼음 결정으로 변했다고 보면 된다. 여기서 젓기를 중지하고 얼마 동안 ‘조용한 냉각’을 거치면 아이스크림이 완성된다. ‘조용한 냉각’을 거치면 아이스크림이 완성된다. ‘조용한 냉각’을 하는 동안에 남은 수분 가운데 40퍼센트 정도가 이미 형성된 얼음 결정에 합류하며, 다양한 고형의 구성 성분들은 약간 푸석푸석해진다. 굳히기가 늦어지면 일부 얼음 결정들이 다른 결정들보다 많은 수분을 차지하게 되면서 아이스크림의 질감이 거칠어진다. 얼리기가 끝난 아이스크림을 여러 개의 용기에 나누어 담아서 굳히기를 하면 빨리할 수 있다. 1개의 큰 용기보다 여러 개의 작은 용기를 사용하는 쪽이 용기의 표면적이 넓기 때문에 빨리 열을 방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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